우리들의 영웅

이른 새벽 야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미리 맞추어 둔 시계 알람이 울리자 양 노인은 지친 몸을 추스르고 잠에서 깨어났다. 거리에 물들어버린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작 몇 시간 잠을 청하고 다시 일터로 향하는 고된 일상이었지만 단 하루도 불평해본 적 없었다. 그의 오른손은 엄지와 검지를 제외하곤 모두 절단되어 있었고 왼손 역시 팔꿈치 밑으로 절단되어 의수를 끼고 있었기에 팔의 거동이 자유롭지 않았다. 더욱이 화상으로 인해 왼쪽 얼굴이 뭉개지고 눌어붙어 버려 아수라 백작처럼 왼쪽과 오른쪽 얼굴의 이질감이 심했다. 양 노인의 외모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쾌감을 넘어 혐오감을 느꼈기에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향한 서슬이 퍼런 눈초리를 오랜 시간 반복된 학습처럼 익혔던 양 노인은 그저 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끼처럼 박혀있는 노란 눈곱을 떼어낸 후 힘겹게 세수를 마치고 옷을 꺼내 들었다. 작열했던 한낮 여름의 열기는 밤공기에 가라앉았지만 짙은 열대야로 인해 여전히 공기는 습하고 숨이 막혔다. 그런데도 양 노인은 꺼내 들은 건 반소매가 아닌 소매가 긴 옷이었다.
양 노인에겐 타는듯한 더위보다 무서운 건 자신을 벌레 보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경멸 섞인 이목이었다. 그들의 시선은 언제나 차가웠고 매몰찼다. 항상 낯설었고 욕설과 조롱은 덤이었다.
가린다고 완전히 가려지진 않았어도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덜 받기 위해선 가릴 수 있는 모든 부위는 가리는 게 양 노인이 체득한 방법이었다. 한참을 부자연스러운 손으로 옷과 사투했다. 겨우 옷 하나 입었을 뿐인데 벌써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흘렀다.
준비를 마친 양 노인에겐 아직 마지막 의식이 하나 남아 있었다. 그는 문 앞에 달린 거울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멈추어 섰다. 그 속에는 흉측한 괴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부가 엉겨 붙은 탓에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양 노인은 거울을 보며 힘껏 미소지어 보았다. 거울에 비쳐 어그러져 있는 자신의 모습이 망측했다. 자신의 외모는 전혀 부끄럽지 않다는 양 노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애써 힘주며 짓던 미소를 지우고 서둘러 챙이 넓은 모자를 얼굴에 눌러썼다. 짙은 그림자가 얼굴에 드리워지고 얼굴이 가려지자 그제야 양 노인은 문밖을 나섰다.

양 노인은 파지나 고철을 주어 생계를 꾸려 나가는 일을 하고 있었다. 불편한 몸이었지만 양 노인은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누구보다 오래 일했다. 그러나 오랜 노동시간과 부지런함이 반드시 높은 보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허무했고 그마저도 못 벌 때가 허다했다. 생활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그럴 때마다 두 눈에 담기는 건 바로 자신의 몰골이었다. 장애가 있는 괴물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배를 곯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했고 적은 돈이라도 움켜쥐어야 라면이라도 사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혹여 몸이 아파 하루라도 쉬는 날에는 종일 굶주림과 싸워야 했기에 휴일이라는 단어는 언감생심이었다.

양 노인은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덧 해는 중천에 떠 있었고 길은 달궈진 철판처럼 이글거렸다. 그의 이마에서도 아이스크림이 녹아 흐르듯 땀이 흘렀다. 잠시 숨을 돌리며 모자를 벗고 흘러내리는 땀을 소매로 훔쳤다. 비록 몸이 힘들었지만, 손수레에 가득 찬 파지를 보고 있노라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한 달 중 며칠 안 되는 대길이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아이와 함께 걸어오는 젊은 엄마가 보였다. 양 노인은 황급히 모자를 뒤집어썼다.
양 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엄마의 등 뒤로 숨어 고개만 빼꼼 내밀었고 젊은 엄마는 경계의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딱히 잘못한 게 없음에도 양 노인은 고개는 무거운 추를 매단 듯 깊이 숙어졌다. 벽에 자신의 몸을 밀착한 후 그저 저들이 빨리 지나가길 바랐다. 그런데도 양 노인의 기대와는 다른 게 모자는 양 노인의 앞에 멈추어섰다.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아이의 엄마는 지금의 상황을 아이의 훈육 기회로 삼으려는 듯 했다. 양 노인의 예측은 정확했다.

“저 할아버지 봐.”

엄마의 외침에 어린 꼬마 아이는 양 노인을 바라봤다. 양 노인의 고개는 더욱 무거워져 바닥을 향했다.

“할아버지 얼굴 보이지? 엄마 말 안 들으면 너도 커서 저렇게 흉측해지고 결국 폐품 줍는 거야. 커서 저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아니”

어린아이는 엄마의 말에 잔뜩 겁을 집어 삼킨 듯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 엄마의 훈육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양 노인은 말로 할 수 없는 모멸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부터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안 그럼 저런 할아버지가 잡아가서 저렇게 되는 거야. 알겠지?”

아이는 말없이 엄마의 손을 잡은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의 그런 모습에 만족한 젊은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은 채 양 노인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양 노인은 수치심만 가득한 이곳을 서둘러 떠나고 싶었다. 힘을 주어 손수레를 밀며 걸음을 옮겼다.
양 노인은 상황을 곱씹으며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커서 양 노인처럼 되지 말라 훈육하는 부모는 수없이 보았어도 양 노인과 같은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라고 교육하는 부모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존중까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남들과 똑같이만 바라보고 대해주길 바랄 뿐이었는데 돌아오는 건 천대와 멸시였다. 대길이라 생각한 오늘이 ‘김첨지의 운수 좋은 날’처럼 불행으로 역전되는 것만 같았다.

비릿함이 입안을 맴돌았다. 양 노인은 조금 전 기억을 애써 지우려 노력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지속할지 몰랐지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저런 일은 또 빈번히 발생할 터였다. 한시라도 빨리 잊는 게 본인 자신을 위해서도 좋았다.
그는 한 동네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지금 이곳으로 이사 온 지도 반년이 채 되지 않았다. 때로는 아이들이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양 노인을 몰아냈고 이따금 동네 집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양 노인을 밀어냈다. 흉측한 외모가 언제나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양 노인의 갑작스러운 발작이었다. 양 노인은 큰 소리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특히 폭죽 소리와 같은 소리에는 실성한 사람처럼 귀를 틀어막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동네에선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누구 하나 양 노인의 존재를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사람들의 눈에 여전히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정착지를 옮겼는지 이제는 셀 수도 없었다. 남은 삶을 한 곳에서 지내고 싶은게 양 노인의 소박한 꿈이었다. 그렇지만 사회에선 양 노인은 약자였고 을이었으며 소수였고 피해자였다. 양 노인에겐 선택권은 없었다. 투쟁보다는 포기가 자신의 삶에 더 도움이 된 다는 걸 양 노인은 알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파지를 줍던 어느 날 양 노인에게 자신의 직업이 기자라며 양 노인을 취재하고 싶다는 권명훈이라는 기자가 찾아왔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양 노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양 노인은 하고 싶은 말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양 노인은 권 기자의 제안을 거절했다. 오랜 시간 사회의 무관심과 차가운 시선에 익숙해져 버린 양 노인이었기에 타인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다는 사실만으로도 경계하고 불편해하는 건 당연했다.

다행히도 명훈은 양 노인의 행동을 이해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비추어보면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명훈은 더욱 양 노인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먼저 진심으로 다가가야만 굳게 닫혀있는 양 노인의 마음의 문이 열릴 거라 생각했다.
명훈은 이른 새벽부터 양 노인이 일하는 일터로 나와 일이 끝날때까지 같이 다니며 일을 도왔다. 양 노인은 권 기자의 행동이 부담스럽다 말했지만, 그의 표정은 상이했다. 양 노인은 오랜만에 받아보는 사람의 온기와 친절이 싫지 않았다.
일주일이 넘도록 명훈은 양 노인의 업무를 도왔다. 처음에는 취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훈 역시 양 노인이 인간적으로 좋았다. 다만 문제는 명훈의 체력이었다. 워낙 강행군인 양 노인의 일과를 따라 다니다 보니 몸에 한계가 왔다.
오한이 들은 것처럼 으슬거렸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이마는 불덩이처럼 펄펄 끓었다. 지독한 몸살이었다.
요 며칠 양 노인은 명훈이 오는 길목에서 항상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양 노인은 핸드폰도 따로 있지 않아 연락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명훈은 자신이 가지 않으면 양 노인이 기다리며 걱정할게 눈에 선했다.
명훈은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도수 높은 술을 마신 듯 어지러웠고 힘없이 다시 주저않았다. 결국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다음날이었다. 명훈은 씻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와 택시에 몸을 밀어 넣었다.
택시에서 내려 권 기자를 보자마자 양 노인은 손수레를 내려놓고 그에게 다가와 불편한 손으로 권 기자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말없이 나타나지 않은 권 기자를 꼬박 걱정한 눈치였다. 명훈은 엄지와 검지뿐이지만 오랜 시간 굳은살이 박여 투박해진 양 노인의 손을 잡았다. 양 노인에게서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말없이 손을 맞잡고 있었다.

양 노인은 평소보다 이른 시각 일과를 마무리했다. 명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양 노인은 오랜만에 사람과 이야기하니 너무 좋았는데 자신의 욕심 때문에 권 기자가 아픈 것도 싫다며 오늘 취재를 하자고 말했다. 양 노인은 권 기자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명훈 역시 양 노인의 집을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명훈은 양 노인의 집으로 향하며 소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양 노인이 사는 집까지 가는 길은 매우 험했다. 바닥면도 고르지 못했고 길은 좁았으며 경사면도 가팔랐다. 양 노인을 따라 걷다 보니 명훈의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몸도 성하지 않은 노인이 자신보다 큰 손수레를 끌고 매일 이런 길을 오르내린다는 사실에 명훈은 자신도 모르게 양 노인에게 경외심이 느껴졌다. 등산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는 권 기자를 보자 양 노인은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고 웃으며 농담했다. 양 노인의 농담에 명훈도 멋쩍게 웃었다.
앞에서 선두로 걷던 양 노인이 우뚝 멈추어 섰다. 양 노인이 멈추어 선 곳은 낡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주택이었다. 곳곳에 칠해진 페인트는 부식해 떨어져 있고 입김만 불어도 무너질 것만 같은 집을 보니 노인의 삶과 닮아 있는 것 같아 명 훈은 우울하고 마음이 시렸다. 녹슨 철문이 비명을 지르며 두 사람을 반겼다. 집 한쪽에 손수레를 세운 후 양 노인을 따라 들어간 방은 더욱 안쓰러웠다. 변변한 가구 하나 없음에도 양 노인과 명훈이 들어서자 방이 꽉 차 버렸다. 양 노인도 부끄러운 듯 어색하게 웃었다.

“여긴 잠 만 자는 데라 넓은 데가 필요 없어.”

양 노인이 쑥스럽게 내뱉은 변명이었다.

“좋은데요. 아늑하고.”

명훈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양 노인은 맞장구쳐준 명훈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얼굴이 밝아졌다. 두 사람이 마주 앉은 좁은 틈 사이로 구겨진 신문지를 펼친 후 그 위로 사 온 소주와 안주를 꺼냈다. 양 노인이 소주잔 두 개를 가져왔다. 양 노인이 권 기자에게 건넨 잔에는 빨간 고춧가루가 들어있었다.

“그게 몸살에는 즉방이여.”

명훈이 양 노인에게 어제 몸살이 나서 힘들었다는 말을 듣고 잊지 않고 챙겨준 것이다. 명훈은 양 노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명훈은 머리 숙여 감사하다고 양 노인에게 인사했다. 양 노인이 멋쩍게 웃었다. 그가 자리에 앉자 명훈은 양 노인의 잔에 소주를 따랐다. 명훈의 잔 역시 소주로 채워지자 소주잔에 담기 붉은 고춧가루가 소주와 뒤섞이며 노을처럼 물들었다.

“선생님. 이제부터 잠시 녹음 좀 하겠습니다.”

명훈은 양 노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의 녹음기능을 눌렀다. 취재를 위해 녹음까지 시작했지만, 소주 한 병이 다 비워질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의 잔이 공허해지면 잔을 채우고 비우기만을 반복했다. 침묵을 먼저 깬 건 양 노인이었다. 그는 누군가와 술을 마신 게 참으로 오래간만이라며 권 기자에게 고맙다고 했다. 명훈은 그 말에 괜스레 울컥하고 미안했다. 얼마나 많이 외로웠을까?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명훈은 감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양 노인의 비어있는 잔에 존경심으로 가득 채우고 질문했다.

“얼굴하고 손은 그때 다치신 거예요?”
“그렇지. 당시 전시통에 안 다친 사람들이 있었겠는가. 내처럼 말이제. 솔직히 그때 살아남은 사람이 몇 안댜. 누구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더만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면 그것도 잘 모르겄어. 질긴 목숨값이여.”

그의 말에는 많은 상처가 묻어있었다. 명훈은 양 노인에게 정확히 어쩌다가 다치게 된 것인지 물었다. 양 노인은 권 기자의 질문에 지난날을 생각하듯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명훈에게 담배가 있냐고 물었다. 명훈이 양 노인에게 담배를 권하자 양 노인은 담배를 입에 베어 물었다. 깊게 들이마신 담배 연기가 그의 시름과 한숨에 섞여 방안에 뿌옇게 쏟아져 나왔다. 양 노인은 담배 한 개비를 다 필 때까지 고요만이 감돌았다. 명훈 역시 말없이 양 노인을 기다렸다. 담배 한 개비가 자신의 생명을 다하고 사그라들자 굳게 닫혀있던 양 노인의 입이 열렸다.

“그때 내가 속해있던 부대가 북한군에게 엄청 밀렸부렀어. 북한군이 새까맣게 밀고 내려오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는기라. 그때 참 많이들 죽어부렀어.”
“다른 부대에서 지원은 없었나요?”
“나라에서도 돌아가는 상황을 가만히 본께 가망이 없는기라. 아무리 지원 요청을 해도 돌아오는 건 침묵뿐이었제. 한 마디로 팽당한기야. 대통령도 도망가는 판국인디 사실 우리 같은 넘들 목숨값이 소중했겠는가? 그랴도 그때 거기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도맹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 부렀어. 모인 사람들 나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이 스무살남짓이고 더욱이 어린 친구들은 더 어려부렀는데도 다들 지 조국 지킨다고 누구 하나 도맹가지 않더라고. 빙신맹쿠로”

허무함일까? 허탈함일까?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덤덤히 과거를 복기하며 내뱉는 양 노인의 말은 명훈에게는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날아가 가슴에 꽂혔다.

“물론 모병제로 당시 우리를 징집한 거는 강제지마는 우리는 불평 안했어. 정말 내 나라, 내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그렇게 한 것이제.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여. 그런 건 오히려 시키면 그렇게 못햐.”

양 노인의 말을 들으며 명훈이 할 수 있는 건 그의 빈 잔이 비어 있지 않도록 다시금 채워 넣는 것밖에는 없었다. 권 기자가 잔을 채우자 양 노인은 엄지와 검지로 소주잔을 집어 올려 입안에 부었다. 쓰디쓴 소주만이 양 노인을 위로하고 있었다. 양 노인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그때 내 나이가 열 아홉살이었어. 혈기 왕성하고 무서울 게 없었거든. 그런디 전쟁이라는 놈은 참말로 무섭더구만. 언제 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 전쟁통이란 말이지. 방금까지 같이 웃고 울던 내 전우가 날아오는 총알에 맞고 바람 빠진 인형마냥 픽픽 쓰러지는디도 눈물도 안 나와불데. 사실 그때는 울고 슬퍼할 여유가 없는기라. 내가 죽지 않을라믄 저 앞에 놈을 쏴야 하는 거지. 그곳은 그냥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터여.”

양 노인은 마치 어젯밤 일처럼 자신이 겪은 일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양 노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는 끔찍하고 처참했다.
눈앞에 총을 들고 서로를 겨누는 어린 청년들도 그 시절 양 노인 자신과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오직 서로가 입고 있는 옷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죽고 죽이는 살육의 현장 속 한가운데에 양 노인은 서 있었다. 전쟁에서 서로를 향해 날아오는 총알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고 계급을 따지지도 않았다. 어린아이, 부녀자, 노인 할 것 없이 학살하는 피의 살육터였다.
북한의 남침, 한강교 폭파, 인천상륙작전, 1.4 후퇴, 그리고 많은 사상자를 낸 인민재판까지 획일화된 교육과 참고 문서로만 전쟁을 접했던 명훈에게는 양 노인의 증언이 뼈 아픈 우리들의 기록이었고 우리가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처럼 교과서에서는 배우지 못한 슬픈 역사였다.

그 시절 전쟁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 또 누군가의 아버지였다. 양 노인 역시 고향에 홀로 계신 노모를 놔두고 전쟁에 징집되었다. 모두가 내일을 기약할 수 없었다. 아니 1분 뒤의 생사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빗발치던 총성이 잠시 멈추고 대치 상대로 전환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살아남은 사람들은 편지를 썼다 했다.
자신의 가슴속 사랑하는 인물에게 자신의 안위를 전하고 상대방의 안부를 물었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지옥 같은 포화 속에서 전쟁이 종식되면 다시 사랑하는 이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멈추었던 총성은 기습적으로 다시 시작될때도 수두룩했다. 많은 전우가 죽었다. 그리고 전우들이 늘어날수록 미발신 편지들도 전쟁 속에서 함께 사라졌다.

“그날도 서로 대치하며 잠시 틈에 고향에 계신 어무니한테 편지를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날라온 수류탄이 내 왼쪽에 떨어져 부렀어. 그걸 내 옆 행님아가 나보다 수류탄을 먼저 발견하고 나를 밀쳤는데 그때 바로 수류탄이 터져분거야.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어.”
“선생님 얼굴과 팔을 그때 다치신 거예요?”

양 노인은 권 기자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양 노인의 얼굴에 씁쓸함이 서렸다. 명훈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싸구려 동정은 오히려 양 노인에게 실례임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양 노인은 자신의 신체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양 노인이 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을 땐 혼자만 전우들 시체에 누워 있었다고 했다. 자신을 구해 주기 위해 양 노인을 밀친 형님은 피 칠갑을 한 채 몸의 절반이 날아가 있었다. 의식이 돌아오니 양 노인에게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폭발의 충격으로 인한 타는듯한 고통이었다. 썰물처럼 한꺼번에 양 노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이 밀려왔지만 양 노인은 혹여 자신의 신음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군에게 새어 나갈까 입을 다물었다. 의식이 흐려지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고향에 계신 늙은 어머니의 얼굴이 계속해서 양 노인의 의식에 아른거렸다.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르니 차마 이곳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순 없었다. 양 노인은 죽을 때 죽더라도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얼굴만큼은 보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곳에 가만히 있나 내려가다 북한군에게 발각되어 죽나 어차피 죽는 건 매한가지라는 생각에 의식을 부여잡고 총을 지팡이 삼아 절룩거리면서 산에서 내려갔다. 자신도 어떻게 내려갔는지는 다시금 권 기자에게 이야기하면서도 모르겠다고 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시야를 방해해서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더듬거리며 무작정 산에서 내려가고 또 내려갔다. 그때 기적처럼 양 노인 앞에 작은 집이 나타났다. 이곳까지 도착하는 동안 양 노인은 이미 많은 피를 흘려서 이미 몸은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더는 움직일 수 없었기에 그에겐 눈앞에 보이는 집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집이 빈집이거나 북한군이 점령하고 있다면 군복을 입고 있는 양 노인의 목숨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양 노인은 조마조마하며 문을 두드렸다. 몇 차례 더 두드리다 자신도 모르게 의식을 잃었다 했다. 그의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기억임에도 긴박했다. 명훈은 마른침을 삼키며 양 노인의 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양 노인이 다시 의식이 들었을 땐 만신창이가 된 팔은 이미 절단되어 치료되어 있었다. 사람이 살려면 그렇게도 살 수 있는 것인지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한 곳은 피난으로 숨어있던 의사 부부가 숨어있던 곳이었다. 의사 부부의 자식도 전쟁에 징집되었다 했다. 그들은 양 노인이 혹시나 제 아들 생사를 알까 싶어 깨어나면 물어보려 했다며 양 노인에게 자신들의 아들 이름을 말했다. 의사 부부에겐 양 노인이 마지막 희망이었던 셈이었다. 그렇지만 양 노인은 의사 부부가 말하는 아들을 알지 못했다. 수많은 곳에서 징집되어 전장에서 죽어가는 군인의 이름을 마주하게 되는 확률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확률이었다. 의사 부부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양 노인의 대답에 애써 실망감을 감췄다.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음에도 의사 부부는 양 노인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돌봐주었다. 전쟁에선 군복은 위험하다며 자신들의 옷도 내주었다. 의사 부부의 보살핌 덕에 혼자서 거동이 가능해진 양 노인은 고맙다고 연신 인사하며 고향으로 가기 위해 그곳을 떠났다.

전쟁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시련과 고통을 수반했다. 거리에는 수많은 고아들이 즐비했고 식량은 부족했다. 많은 사람이 기근에 허덕였고 아사하는 사람들도 넘쳐났다. 양 노인 역시 몇 번의 죽음의 그림자가 닥쳤다.
북한군의 총칼과 북한의 편에 서서 살아남은 부역자들의 세 치 혀가 그러했다. 더욱이 양 노인 역시 굶주림은 피할 수 없었다. 그는 몸도 온전치 않았기에 더욱 허기를 달래기 쉽지 않았다. 나무껍질을 씹어먹었다. 버섯을 잘못 먹고 설사를 줄줄이 한 적도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이동했고 낮에는 폐허가 된 곳에 숨어 휴식을 취했다. 운이 좋을 땐 미처 피난을 떠날 때 챙기지 못한 음식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것은 양 노인에겐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다.
그의 말대로 질긴 목숨 탓인지 죽을 고비가 있었음에도 양 노인은 무사히 고향에 도착했다. 양 노인은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집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목격한 건 폭격을 맞자 사라진 자신의 집이었다. 어머니와 살던 그곳은 황량한 흙먼지만이 자욱했다. 어머니의 시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 노인의 이성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평소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는 거동이 쉽지 않았기에 집이 이렇게 사라질 정도면 필시 어머니는 죽었을 거라 양 노인은 생각했다.
어머니의 시신을 대신에 집터에 있는 흙 한 줌을 가방에 담았다. 고향이 더는 고향으로서 의미가 없어진 지금 양 노인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 노인의 떠돌이 삶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졌다 했다. 살기 위해 삶을 이어나갔고 살았기 때문에 삶이 이어졌다 했다. 양 노인의 이야기를 듣던 명훈은 양 노인에게 전쟁이 끝난 후 의사 부부를 다시 만났냐고 물어봤다.

“그렇지 않아도 전쟁이 끝나고 찾아봤는데 죽었다더군.”
“아..”
“뭐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까 이상할 것도 없지. 근데 슬픈 건 그 의사 부부가 죽은 건 북한군이 아니라 내 나라 내 동포에게 죽었어.”
“네?”

당연히 피난길에 죽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양 노인의 말에 명훈은 너무 놀랐다. 양 노인의 말에 따르면 당시 살기 위해 북한군의 부역자로 변절한 농민들이 많았다. 그들 나름대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비난과 손가락질을 할 순 없었다.
양 노인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 부부가 있던 곳에도 북한군이 왔고 그들은 살기 위해 남한 군복을 입고 있던 양 노인을 치료해준 의사 부부를 북한군에게 고발했다. 의사 부부는 양 노인을 구해준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었다.

“전쟁이 그런거여. 모든 걸 그렇게 쉽게 앗아가 버리고 오직 인간만이 자신들의 욕심으로 인해 하는 게 전쟁이라고. 내 목숨은 전우들과 날 살려준 은인 목숨까지 바꿔가며 이렇게 살아가는 질긴 묵숨인거고. 빙신이야. 빙신.”

명훈은 양 노인이 마지막에 내뱉은 욕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욕이라고 생각했다. 양 노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명훈은 마음이 미어졌고 무관심했던 자신에게 죄책감이 밀려왔다. 얼굴이 어두워진 권 기자를 달래듯 양 노인은 명훈의 빈 잔에 술을 채웠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술을 마셨다.
지난날을 돌아보던 양 노인은 자신이 이사를 많이 다닐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거처를 옮겨 다녔지만 궁극적으로 한 곳에 머물지 못했던 근본적 이유는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명훈이 생각하기에 피해자는 필시 양 노인이었는데 양 노인은 정작 본인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말을 하니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되진 않았다.
권 기자의 표정을 읽은 양 노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명훈에게 설명했다. 양 노인은 폭죽 소리처럼 큰 소리를 들으면 전쟁 당시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며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무서움이 자신을 집어삼킨다고 했다. 또 자신도 모르게 환각 통이 찾아올 때면 너무나도 괴로운 고통에 밤새 몸서리친다 했다.

“사람들은 낼 보고 미친 사람이라고 그라지. 사람들이 낼 보고 뭐라고 수군덕거리는지도 알지만은 그게 말이여. 이 대구빡으로는 알어. 분명 폭죽인지 알지만 그게 안 돼. 그게 얼마나 괴로운지 나도 내가 미친 줄 알고 병원에도 가봤는데 의사 양반이 설명하면서 뭐라 그러더구먼. 피 뭐시기 라며 외상 후 스트레스라나.”
“피티에스디요(PTSD)?”
“응. 맞을 거야. 난 그런 복잡한 용어는 잘 잊어뿌러. 아무튼 병원에서도 특별한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 의사 양반이 병 고쳐주는 선상님인데 그 의사도 못 고치는 병이믄 뭐 어짤수 없는것이제. 그라문서 의사 말이 큰 소리를 듣지 말라카드만. 근데 듣고 싶어서 내가 듣는 게 아니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동네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미친 사람 취급받고 자꾸 이사하게 되는 거야.”

양 노인의 이야기를 듣던 명훈은 이곳에 취재하러 오기 전부터 품었던 의문을 양 노인에게 물어봤다. 사실 명훈이 양 노인을 취재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전 의아한 게 우리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선생님 같은 분께서 이런 곳에서 파지를 주우시면서 생활하고 계신 거예요? 선생님 같은 분이 있어서 저희가 있는 건데 나라에서 보상이 없었나요?”
“보상? 받긴 받았지.”

명훈의 질문에 양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에 쌓아놓은 상자를 뒤적였다. 그게 양 노인의 짐 전부인 듯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손이 멈추고 그가 상자에서 꺼내 올린 건 둥근 모양에 십자가 모양을 한 메달이었다. 명훈은 양 노인에게 꺼내 들은 게 무엇인지 물었다. 양 노인은 메달을 흔들어 보이며 이것이 자신의 몸과 바꾼 보상이라 말했다. 명훈은 양 노인의 대답에 황당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니 그게 무슨…”
“고것이 무슨 훈장이라는데 그게 다여. 나이 먹고 죽을 날이 코 앞인데 뭔 놈의 명예를 따질 것도 아니고..”
“이것말고 다른 보상은 없는 거예요? 하물며 국가유공자는요? 나라에서 보조금도 나오지 않아요?”
“전쟁이 막 끝났을적엔 피폐해진 나라에서 뭘 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녀. 그 당시 정식으로 전쟁에 참여한 사람은 몇 안돼. 그 전쟁통에 제대로 된 서류처리가 되었겠어? 모병된 청년들의 손에 총 한 자루 쥐여주면 그게 군인인게지.”

명훈은 부끄러웠다. 또한, 너무 늦게 양 노인을 찾아 오게 되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양 노인은 이것 또한 자신의 업보라며 자신이 전생에 지은 죄가 커서 그런 것이라고 너무 개의치 말라 했다. 오히려 자신 같은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조금이나마 자신의 행동에 보상을 받는 것 같아 자신이 되려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메달도 전쟁이 끝나고 받은 게 아니야. 10여 년 전인가 나라에서 전쟁 영웅이라고 나 같은 사람 500명 모아놓고 밥 주더만. 그 목록에 내가 어떻게 포함되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래서 갔더니 그때 준거여.”
“그럼 나라에서도 인정한 거 아닌가요? 전쟁 영웅이라고 훈장까지 준 거면”
“나라에서 보상을 해주려면 내가 그 당시 전쟁에 나갔다는 걸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라는데 그 당시도 아니고 지금에 와서 그런 게 어디 있겠는가. 내 몸이, 내 삶이 증거이고 증명인데 그들은 그런 게 신경도 안 써. 높으신 분들은 눈에 보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서류조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더만. 그래서 포기했어. 방법도 모르겠고.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또 그 전쟁터에서 죽어간 사람들은 얼마나 많겠냐고.”
“선생님 같은 분들이 있어서 저희가 이렇게 살 수 있는건데… 선생님은 대한민국의 영웅이시잖아요! ”

양 노인은 권 기자의 말에 겸연쩍은지 빈 잔을 채우고 연거푸 들이켰다. 양 노인은 다시금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봤다. 거울 속에는 여전히 일그러진 괴물이 양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나가는 누가 날 보고 고렇게 생각하는가? 욕 안 하면 다행이제. 대한민국의 영웅이라. 스스로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마는 이제는, 이제는 아니야.”

명훈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도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오늘은 왠지 술을 더 마셔야만 할 것 같았다. 명훈은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싫었고 펜대나 굴리면서 잘난척하며 오만하게 살았던 지난날이 창피했다. 자신이 기자라는 꿈을 꿀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저분들 덕분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자식들이 꿈과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모두 저분들 때문인데 자신을 스스로 병신 취급하며 자신은 더는 대한민국의 영웅이 아니라는 양 노인의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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